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뒤에 평생을 바다에서 거친 삶을 살아온 해녀 ’숙자’(문희경)와 그녀 속도 모르는 철부지 아들 ‘율’(어성욱)의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 데뷔를 꿈꾸는 청년 ‘율‘은 어느 날 해녀인 엄마 ‘숙자’가 암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숙자’는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그저 물질을 계속한다.
그런 엄마가 답답하기만 한 아들 율은 엄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접고 취직하기 위해 매제를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한다. 마음이 상해 술을 잔뜩 마시고 집에 돌아온 그날 밤, 율의 엄마는 갑자기 밀려오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아들을 한밤중에 깨우게 된다…
율의 아버지 제삿날. 자식들에게 아버지는 술과 책을 좋아했던 로맨티스트였지만 숙자에게는 한량 남편일 뿐이었다. 숙자는 남편을 닮아 되도 않는 시나리오를 쓴답시고 설쳐대지만 실상은 술 먹고 음주운전하며 사고나 치는, 철 안 든 아들 율이 걱정이다. 어느 날, 율은 숙자가 말기암이며 모든 치료를 거부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웃 해녀의 장례식이 있던 날, 숙자는 자신의 장례식에 쓰라며 율에게 통장을 내준다. 율은 내 영화가 나올 때까지 살아 있으라고 화를 낸다. 그날 밤, 율은 피를 흘리며 고통 받는 숙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다. 며칠 뒤 동네 노래자랑에 나가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노래 부르는 숙자를 바라보는 율. 율은 결국 영화를 포기하고 매제에게 취직을 부탁한다. 꿈을 접는 아들에게 안타까움과 동시에 안도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숙자는 평소처럼 해녀들과 물질을 나간다. 잔잔하고 반짝이는 그 물결 속으로 숙자가 천천히 헤엄쳐 들어간다.
(2018년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연출의도
<어멍>은 제주에서 살아가는 해녀 엄마와 이루기 힘든 꿈을 가진 아들의 이야기다. 나는 이러한 보편적인 소재에 제주라는 독특한 자연과 문화를 담았다. 제주 해녀들의 삶과 죽음, 죽음을 그저 삶의 한 부분으로 바라보는 세계관. 이런 세계관이 응축된 제주 해녀 노래와 장례식 문화를 보여줌으로써 겉만 알고 있는 제주에 더 깊숙이 다가가고자 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제주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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